멍나비 님의 블로그

재태크와 경제를 알아감으로써 경제적 자유에 한발짝 다가가려는 멍나비의 블로그입니다.

  • 2025. 4. 3.

    by. meongnabi

    목차

      1.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관계의 변화까지 감수하는 일이다

      친구와의 돈거래는 단순한 금전 문제를 넘어, 인간관계의 본질을 흔드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일시적인 호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한 사람은 채권자, 다른 한 사람은 채무자가 되는 구조다. 이로 인해 기존의 수평적인 친구 관계에 미묘한 권력 구조가 생기고, 이는 우정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특히 소액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복되거나 회수가 지연되면 작은 균열이 점점 커지게 된다.

       

      예를 들어, 대학 동창 사이인 A 씨와 B 씨는 오랜 친구였지만, B 씨가 생활비 문제로 50만 원을 빌리면서 관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1~2주 안에 갚겠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핑계를 대기 시작했고, A 씨는 불편한 마음이 쌓였다. 결국 둘은 만나도 돈 이야기를 피하거나 감정을 숨기는 상황이 되었다. 이처럼 돈이 개입된 순간, 친구는 거래 상대가 되고, 감정은 금전과 얽히게 된다. 따라서 돈을 빌려주는 순간, 관계가 예전 같을 수 없음을 감안해야 한다.

       

      2. ‘정말 믿는 친구’에게도 서류는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 친구는 정말 믿을 만해”라며 돈을 빌릴 때 아무런 증빙도 남기지 않는 실수를 한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매우 유동적이고, 상황이 바뀌면 얼마든지 오해와 다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수백만 원 이상이 오갈 경우, 구두로 약속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간단한 차용증이라도 작성하는 것이 서로를 보호하는 방법이며, 친구라는 이름 아래 무조건적으로 신뢰만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이자 10년 지기 친구인 C 씨와 D 씨는 사업 자금으로 300만 원을 거래했다. 구두 약속만 있었고, 갚는 일정도 정확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며 C 씨는 상환을 계속 미뤘고, D 씨는 입장을 명확히 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결국 둘 사이에는 오해와 서운함이 생겼고, 주변 동료들에게도 이야기가 퍼지면서 인간관계 전체가 꼬였다. 이런 상황은 차용증 한 장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 서류는 신뢰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지켜주는 장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소액은 ‘주는 돈’으로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친구가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정말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 돈이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빌려주는 것은 위험하다. 10만 원 이하의 소액이라면 ‘빌려준다’는 생각보다 ‘주는 돈’이라는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이 갈등을 줄이고 관계를 지키는 방법이다. 이 경우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감정이 상하지 않고, 실제로 돌려받으면 오히려 신뢰가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 E 씨가 지갑을 두고 나왔다며 “택시비 2만 원만 빌려줘”라고 말했을 때, 매번 2만 원, 3만 원씩 요청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이 돈이 쌓이게 된다. 만약 이를 일일이 되돌려 받으려 한다면 친구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나 애초에 “이건 그냥 내가 준다”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심리적으로도 자유롭고, 오히려 다시 요청했을 때 단호하게 “이번엔 어려울 것 같아”라고 말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 금전은 인간관계의 윤활유가 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마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4. 빌리는 친구의 태도도 매우 중요하다

      돈거래는 주는 사람의 고민만큼이나, 빌리는 사람의 태도와 책임감도 중요하다. 돈을 빌리는 사람은 그 순간부터 일정한 심리적 부채를 지게 된다. 문제는 이 부채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친구니까 괜찮겠지”, “조금 늦어도 이해해 줄 거야”라는 생각은 결국 빌린 사람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고, 관계의 균열을 가져온다. 특히 빌린 뒤 연락이 뜸해지거나, 상환 계획을 회피하는 경우는 절대로 피해야 할 행동이다.

       

      F 씨는 급한 상황에서 친구 G 씨에게 200만 원을 빌렸다. 처음엔 “이번 달 말에 갚을게”라고 했지만, 그 말이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G 씨는 “친구가 왜 이렇게 돈에 예민하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F 씨는 “나 좀 어려운 상황인 거 알잖아”라며 오히려 서운해했다. 이처럼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생기면 오랜 우정도 무너질 수 있다. 돈을 빌리는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정확한 계획을 제시하고, 중간에라도 상황을 설명하며 책임감을 보여주는 태도가 중요하다.

       

      5. 돈 문제로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 방법은?

      돈 문제로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즉각적인 감정 대응을 자제하고, 대화의 창구를 열어 두는 것이다. 돈은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작은 오해에도 감정이 격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때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금전뿐 아니라 인간관계도 회복 불가능하게 망가질 수 있다. 오히려 문제를 명확하게 정리하고, 사실과 감정을 분리해서 대화하는 것이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약속된 날짜에 돈을 갚지 않았을 때 “어떻게 친구가 이럴 수 있냐”며 감정적으로 몰아세우는 것보다, “우리 약속했던 일정이 있는데 혹시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라는 식의 접근이 효과적이다. 상대가 회피하거나 책임을 회피할 경우, 대화 기록을 남기고 필요하면 중재자나 제삼자의 조력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건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면, 문제를 터놓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먼저라는 점이다.

       

      친구와 돈 거래, 적정선이 있을까?

      6. ‘돈’보다 ‘사람’을 선택하되, 원칙은 지켜야 한다

      친구와의 돈거래는 인간관계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돈 앞에서 평소의 우정, 배려, 신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냉정히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무조건 돈거래를 피하거나 관계를 끊는 것이 해답은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돈이 오갈 때 생길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칙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함께 지켜야만 의미가 있다.

      “돈과 친구는 섞지 말자”는 말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관계에 돈이 끼어들었을 때 생길 수 있는 파괴력에 대한 경고다. 만약 돈을 주는 상황이 된다면, 감정이 아닌 구조로 접근하고, 반드시 서류와 기록을 남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반대로 돈을 빌리는 입장이라면,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요청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결국 돈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지만, 그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돈을 대하는 태도와 시스템이 먼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